벤처기업인 출신 이영 의원 활약상 돋보여···
공학도 출신 치밀한 질의로 정무위 ‘최우수 의원’
최승재·이동주 의원 소상공인 대변 ‘팀플레이’
한무경 의원 ‘송곳’ 질의로 눈길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진출해 첫 국감에서 활약한 (왼쪽부터) 최승재, 한무경, 이영, 이동주, 김경만 의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진출해 첫 국감에서 활약한 (왼쪽부터) 최승재, 한무경, 이영, 이동주, 김경만 의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최근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와중에 여느해보다 방청석이 썰렁한 국회이면서, 한편으론 여야를 떠나 행정부를 견제하는데 집중하기 보다 준비부터 어설픈 맹탕국감 내지는 당리당략에 매인 정쟁국감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여야가 비례대표로 앞다퉈 영입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몫의 의원들은 첫 국감무대에서 나름의 역할을 했을까. 5명이 한꺼번에 입성한 21대 국회의 첫 국감이니 만큼 초반부터 기대를 모은게 사실이다. 김경만·이동주(더불어민주당), 이영·최승재·한무경(국민의힘) 의원 등 이들 5명의 의원들이 국감 데뷔무대에서 어떤 활약상을 펼쳤는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기대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종합, 정리해보았다.

이번 국감무대에서 객관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의원은 벤처기업인 출신의 이영 의원이다. 5명 중 유일하게 정무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공학도(카이스트 암호학 박사) 출신 답게 피감기관인 금융당국 등을 상대로 꼼꼼하고 치밀한 질의를 해 주목을 받았다. 국회 입성한지 얼마안돼 사방이 문과 출신인 의원들 틈에서 이질감을 느꼈다는 그는 이번 국감의 최대 쟁점인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등에 대해서도 충분한 사전준비를 토대로 촘촘한 질의를 해 공학도 출신으로서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라임펀드에 이어 최근의 옵티머스 사태까지 부실 사모펀드를 막지 못한 금융감독원 관리 감독 체계의 문제점을 깊이있게 파고들었다. 한국인 474명이 피해자로 연루됐고, 피해액만 453억원에 달하는 2018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현지 국영보험사 지와스라야 상품 환매중단 사태가 여지껏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않는 것에 대해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지난해 국감에서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겠다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라”며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했다.

‘숫자’에 능한 의원 답게 이 의원의 국감 질의는 각종 수치가 뒷받침된 금융정책에 대한 분석에서 빛을 발했다. 경제난 속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카드 국세납부가 늘고있는 가운데 지난 2008년 제도도입 이후 올해 8월까지 국세 신용카드 납부수수료 누적규모가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카드 수수료(0.8%) 부담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그 중 하나다.

이영 의원 후원회장을 맡고있는 최진석 교수(서강대 철학과)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에 대해 “열혈청년같은 뜨거운 심장과 벤처를 성공시키면서 다진 성숙한 이성을 동시에 갖추고서 언제나 ‘건너가기’를 꿈꾸는 창의전사”라고 표현했다. 이어 이 의원이 이번 국감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것을 예로 들며 “앞으로 정치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면, 그 바람의 한 가닥은 이영 의원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감NGO모니터단은 이번 21대 국감 평가에서 초선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면서도, 이영 의원을 한무경 의원과 함께 국감에서 빛난 14명의 초선의원에 꼽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 한 경제일간지의 이번 국감 평가에서 정무위원회 의원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해당 일간지는 이 의원에 대해 ‘치밀한 준비, 다양한 아이템, 새 여전사 탄생’이라는 한줄평을 덧붙였다.

이번 국감에선 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부각된 것도 특징이다. 소상공인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나란히 입성한 최승재 의원과 이동주 의원의 여야를 넘어선 팀플레이가 한몫 했다. 최승재 의원은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을 지낸 만큼 현장성에서 돋보였다는 평가다.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해 문닫을 위기에 처한 ‘백년가게’ 을지OB베어의 실상을 알린 것과, 가격후려치기 등의 악습을 자행하며 골목상권을 무차별적으로 잠식하고 있는 식자재마트의 폐해를 꺼집어낸 것이 대표적이다.

소상공인들의 판로개척을 위해 만들어진 유일한 공공홈쇼핑인 공영쇼핑 조직운영의 충격적 실상을 이슈화시킨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현 최창희 대표 취임이후 지난 2년여간 12번의 조직개편과 96번의 인사발령으로 조직이 만신창이가 된 공영쇼핑의 리더십부재를 강하게 질타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을 지낸 이동주 의원은 금융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자금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소상공인전문은행 설립의 필요성을 제기해 공감을 받았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을 이끌어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자금 대출보증서를 발급하면서 예산의 3배에 달하는 대출확인서를 발급해 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소상공인 대출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점도 평가할만하다.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장을 지낸 기업인(효림그룹 회장) 출신의 한무경 의원은 초선의원 답지않은 날카로운 ‘송곳’ 질의로 이목을 끌었다. 아울러 정부를 상대로 불공정한 특혜 의혹을 제기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기부가 지난해 태국에서 론칭한 브랜드K 행사 용역계약을 맺으면서 탁현민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 측근이 설립한 기획사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해 국감장에 출석한 장관 등을 곤혹스럽게 했다. 이와함께 공영쇼핑이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면서 부지선정에 있어 특정 지자체를 정해놓고 역으로 절차를 꿰맞추고 있다며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며 해당 기관장을 매섭게 몰아붙이기도 했다.

한 의원은 소속 당인 국민의힘에서 주는 ‘국정감사 우수의원’ 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31년을 근무하다 경제정책본부장을 끝으로 국회에 입성한 김경만 의원은 ‘정책통’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피감기관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시원한 ‘한 방’은 부족했다는 아쉬운 평가도 있다. 이번 첫 국감에서 “입에 혓바늘이 나도록 일했다”는 김 의원은 자신의 국감 보고서에서 국감활동을 12가지로 요약했다.

▲중소기업 정책금융기관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신용보증기금의 중기부 이관 ▲기술탈취 근절 및 피해기업 구제책 마련 ▲연대보증의 신속한 폐지 등을 대표적인 국감활동으로 내세웠다.

김 의원은 오랜 기간 중소기업인들과 스킨십을 해온 만큼 중소기업인들이 기업운영에 있어 피부로 느끼는 필요성에 초점을 맞춰 정책제언을 하는 차별화를 보였다. 중소기업이 대기업 보다 비싸게 전기를 쓸 수 밖에 없는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중소기업전용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 등이 그렇다.

또 소관부처가 달라 정책금융 집행의 효율성과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신용보증기금을 중기부 산하로 이관하고, 건전성 감독권한은 금융위원회에 남기도록 하는 '신용보증기금법 일부 개정 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정책제언을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지구력도 보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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