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 상상이 현실이 된 ‘대관령 하늘목장’
[가을여행] 상상이 현실이 된 ‘대관령 하늘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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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식 자유기고가
하늘목장 전경
하늘목장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홍미식 객원기자] 가을이 한참 익어가고 있는 지난 주말, 강릉시의 지원을 받은 여행상품, 평창~강릉 간 감성체험 프로그램에 동행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전나무 향기가 물씬 풍기는 밀 브릿지 숲이었다. 이 가을, 오대산 자락에 전나무 1만 그루가 늘어선 숲길을 걷는 마음이 행복하다. 전나무, 낙엽송 등 10만여 그루의 나무를 60년 이상 가꾸어 숲과 자연, 인간의 조화로운 어울림을 위하여 조성했다는 밀 브릿지에 들어서니 빽빽한 전나무 사이로 비쳐 들어오는 가을 아침의 햇살이 포근하고 아름답다.

이어 대관령 하늘목장으로 향했다. 1974년 해발 800미터가 넘는 황무지였던 대관령에 하늘목장 조성을 위한 첫 삽이 띄워졌다고 한다. 40년간 사용하던 ‘한일목장’은 2014년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하늘목장’으로 간판이 바뀌었다.

46년 전, 목장 주인이 아무 쓸모없는 이 첩첩산중에 양떼 목장을 만들겠다고 나섰을 때 주위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핀잔이나 듣지 않았으면 다행일 터다. 세상은 괴짜들이 만들어간다고 했던가! 목장 주인은 평범함을 거부했을 것이고,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고통과 땀을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대(當代)의 호강보다 미래에 남겨줄 유산을 먼저 고민한 결과물이 아닐까.

강릉 솔향수목원 전망대의 연인송
강릉 솔향수목원 전망대의 연인송

하늘목장에 들어서면 우선 그 규모에 입이 딱 벌어진다.

월드컵경기장 500개에 달하는 약 1000만 제곱미터 규모의 V자 형태로 이웃 삼양목장을 가볍게 감싸면서 해발 1157미터 대관령 최고봉인 선자령과 붙어있다. 드넓은 산자락을 끼고 양떼와 젖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평화롭다. 건초를 보고 달려드는 양들의 몸놀림도 활기차다. 400여 마리 젖소, 100여 마리 면양, 40여 마리 말들이 어우러져 살아간다고 한다. 드넓은 방목지와 영화 촬영지 공원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하늘과 맞닿은 풍력발전단지와 하늘마루 전망대에 다다르게 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금빛으로 물든 탁 트인 목장 전경은 물론 울긋불긋한 산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곳곳에는 억새풀들이 만발해 있으며 운치 있는 풍경을 선사한다. 가장 넓고 가장 높은 하늘을 볼 수 있는 하늘목장에서 32인승의 거대한 마차를 타고 신선한 바람을 들이마시며 언덕을 오르는 기분도 쏠쏠하다. 산책로 한 켠, 지금은 전시물로 남아 있지만 영국에서 수입하여 1992년까지 사용했다는 높이 24m의 파란색 초대형 원통형 건초 저장고도 눈에 띈다.

대관령박물관 야외전시장
대관령박물관 야외전시장

코로나19로 적지 않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마당에 이런 바깥구경은 더 이상의 치유와 힐링이 필요할까 싶다.

대관령 황태마을에서 점심을 한 뒤 일행은 대관령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영동고속도로변 멋진 자연경관 속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대관령 박물관에는 청동기시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전반의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생활자기, 민속품, 복식 등 약 20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장승을 비롯한 동자석 등이 무심히 놓인 듯 자연스럽고 뒤뜰에는 주홍빛 감이 올망종말 달려있는 감나무가 정겹다.

강릉 솔향수목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강릉시내
강릉 솔향수목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강릉시내

다음으로 칠성산 자락에 위치한 강릉 솔향수목원을 방문했다. 이름에 걸맞게 소나무가 숲을 이루어 솔 향 가득한 수목원에는 솔향수목원의 상징인 금강소나무 원시림은 물론 1127종 22만여 식물이 조성되어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전망대까지 데크가 조성되어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이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 맑은 공기와 아늑함에 젖어 자연에 몸을 맡기고 걷다보니 어느새 다다른 탁 트인 전망대에서 강릉시내를 내려다보는 맛이 시원하다.

저녁노을 어스름한 강릉바다
저녁노을 어스름한 강릉바다

마지막으로 강릉의 빼놓을 수 없는 신 명소 커피거리를 찾았다. 커피자판기가 강릉에서 시작된 것을 계기로 이루어진 안목항의 커피거리는 젊은이들에게는 낭만을,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새기는 곳으로 최근 핫 플레이스로 각광 받고 있다. 가을날 저녁노을 어스름하게 비치는 커피숍 창가에 앉아 저마다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바닷가를 내려다보자니 이곳이 바로 행복의 요람이다. 은은한 커피향 사이로 밀려오는 파도, 흐린 불빛 비추며 바다를 떠도는 밤배... 어스름한 저녁노을이 비친 바다를 바라보며 그저, 그냥 이대로 머무르고 싶다.

강릉 안목항 커피거리
강릉 안목항 커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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