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하소설 '토지'의 후예가 열어가는 '신기한 세상'
[인터뷰] 대하소설 '토지'의 후예가 열어가는 '신기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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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수 '도서출판 아람' 대표이사 겸 한국아동출판협회 회장
주요 백화점에 직영매장 갖춘, 아동전집 톱브랜드
학부모가 뽑은 교육브랜드 대상 9년 연속 수상
11월5일 비대면 티칭 플랫폼 '아람북클럽' 오픈
엄마들 사이에 '믿고보는 전집'으로 입소문 자자한 도서출판 아람의 이병수 대표를 인터뷰했다. [황복희 기자]
엄마들 사이에 '믿고보는 전집'으로 입소문 자자한 도서출판 아람의 이병수 대표를 인터뷰했다. 이 대표가 한글동화에 처음 도입한 세이펜을 시연해보이고 있다. [황복희 기자]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우리 자연이랑' 이미지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우리 자연이랑' 이미지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아이를 키워본 입장에서, ‘아동서적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으나 오판이었다. 초등 저학년 이하 자녀를 둔 가정에서 한,두질은 갖고 있기 마련인 전래동화, 세계명작동화인데도 삽화 부터가 달랐다. 생생하고 예뻤다. “엄마들 사이에 인기”라는 입소문이 달리 나온게 아니었다. 국내외의 각종 권위있는 도서상을 수상한 아동출판계의 리딩업체 다웠다. 지난 13일 서울 성수동 아람씨앗책방에서 만난 이병수 도서출판 아람 대표(한국아동출판협회 회장)는 ‘신기한 세상’을 열어보이듯 본인이 세상에 내놓은 책들을 꺼내보였다.

“고양이 눈을 한번 보세요. 페이지를 넘기면, 밤에는 이렇게 바뀝니다. 아이들은 그림만 보고도 고양이가 낮에도 밤에도 앞을 잘 볼 수 있는 비결을 알 수 있어요.”

도서출판 아람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우리 자연이랑’ 전집 중 한권을 펴보이는 이 대표의 표정이 아이처럼 맑았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어린이책을 만드는 사람의 아우라는 또 달랐다.

‘아람’은 가을 햇살을 충분히 받아 탐스럽게 익어 벌어진 밤 등의 과실을 뜻한다. ‘잘 만든 책’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풍부하게 키우고자 하는 철학을 반영한 사명(社名)이다.

도서출판 아람이 지금까지 펴낸 책은 1500여권 정도. 명작동화 등 70~80권짜리 대(大)전집 22종과 자동차·공룡 등 주제별로 10~12권짜리 각종 소(小)전집 30종 등 모두가 전집류다.

이 대표가 도서출판 아람을 세운 것은 2008년으로, 세계대백과사전 등을 발간하는 한 아동전문 출판사에서 19년가량 근무하다 독립했다. 그간 배운 노하우를 살려 제대로 된 책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엄마와 아이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책을 만들되, 기존에 나왔던 책과 비슷한 책은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가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해서 설립 첫 해 처음 세상에 내놓은 책이 70여권짜리 전집 ‘꼬마 과학자’와 ‘똑똑한 사회씨’로, 그 해 한국교육산업대상과 한국출판문화상을 각각 거머쥐는 등 단박에 아동출판계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후 올해까지 학부모가 뽑은 교육브랜드 대상을 9년 연속 수상하는 등 학부모들 사이에 ‘믿고 보는 전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꼬마 과학자’는 리뉴얼을 거쳐 12년째 스테디셀러로 인기를 끌고있는 간판도서로서, 올해가 가기전에 첨단과학 분야를 보강한 신간 ‘과학 특공대’(가칭)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처음 이 책이 나올때만 해도 과학책은 정보전달 위주로 딱딱하게 접근을 했는데, 이것을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쉽고 재미있게 만든게 스토리텔링 과학그림책인 ‘꼬마 과학자’다.

“과학정보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시도한 건 우리가 처음이었어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다보면 ‘이게 과학이구나’하고 저절로 깨우치게 되는거죠. 출시한 이래 매달 2000세트 이상 팔렸으니 지금까지 10만세트 이상은 나갔을겁니다.”

‘아람’의 책들이 엄마들의 눈에 든 비결은 이처럼 ‘쉽고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이 대표는 자부했다. 덧붙여 그림책인 만큼 삽화에도 남달리 공을 들인다. 500여명의 그림작가 풀을 확보해 아이들의 시선이 글보다는 그림에 우선 머물게끔 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좋은 아이로 키우는게 엄마들의 욕구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책, 그 중에서도 그림책을 통해 가능하다고 봐요. 특히나 글을 모르는 유아들은 그림에 집중을 합니다. 뇌발달의 80%가 0~3세때 이뤄진다고 하잖아요. 어릴 때 그림책을 많이 본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상상력과 창의력이 폭발하게 돼있어요.”

‘어떻게하면 아이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책을 볼 수 있을까’하는 이 대표의 고민이 탄생시킨 산물은 또 있다. 지금은 보편화되다시피 한 ‘세이펜(Saypen)’을 한글 아동전집에 처음 도입한 사람이 바로 그다. 일본에서 발명된 이 특허품을 의성어·의태어가 풍부한 전래동화에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2012년 전래동화(‘요술항아리’)에 처음 시도해 아니나다를까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반응을 얻었다. 지금은 아동전집에 있어 필수 부속물이 됐다.

도서출판 아람 만의 차별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내 대형 아동전집 출판사들이 방문판매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유일하게 직영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 전국 매장을 비롯해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100여군데에 직영매장(‘아람북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전국 각지의 어린이전문서점 100여곳에 책이 들어간다. 이를 벤치마킹해 다른 대형 출판사들도 한때 백화점에 직영매장을 운영했으나 경쟁력이 안돼 모두 철수했다.

“아람의 대표 책인 ‘우리 자연이랑’ 전집을 예로들면 부속물 포함 100여권의 정가가 50만원인데 다른 대형 출판사에선 이 정도를 80만~100만원은 줘야 구매할 수가 있어요. 책도 좋은데다 가격까지 합리적이니 경쟁력이 앞설 수 밖에 없는거죠.”

오는 11월5일 오픈하는 비대면 티칭 플랫폼 '아람북클럽'
오는 11월5일 오픈하는 비대면 티칭 플랫폼 '아람북클럽'

이 대표는 조만간 새로운 ‘히트작’을 또하나 예고할 계획이다. 비대면 티칭 플랫폼인 ‘아람북클럽’을 오는 11월5일 오픈한다. 노래와 영상, 게임 등 디지털 컨텐츠을 이용해 책 내용을 습득할 수 있는 e러닝 프로그램이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베이비올 영어’에 가장 먼저 적용해 '놀이 영어'로 선보이며, 한글·수학·과학 등 ‘티칭’이 필요한 정보위주 책들로 확대해 디지털 커리큘럼을 구성한다는 복안이다.

“기존에 나와있는 아동서적 관련 디지털 컨텐츠들은 동영상 위주인데 우리는 여기에다 놀이하듯이 학습을 할 수 있게끔 게임요소를 접목한게 특징입니다. 그간 책만 갖고 아쉬웠던 부분을 홈스쿨링을 통해 충분히 채워줄 수 있게끔 한 것입니다. 책을 구매하면 자동으로 회원가입이 돼 이용할 수가 있어요. 나중에는 유치원이나 초등 교과과정과 연계가 가능하게 디지털 커리큘럼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좋은 책은 어디라도 통한다’는 모토대로 도서출판 아람의 책은 해외에서도 인기다. 1500여권 가운데 30% 이상은 판권으로 수출돼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터키, 스페인 등지서 현지어로 번역돼 읽히고 있다. 지난해 매출 250억원 가운데 크지않지만 일부는 판권 수입이다. 해외수출은 베이징도서전, 볼로냐도서전 등 북페어를 통해 성사된다. 나중엔 책과 함께 티칭 플랫폼을 같이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인터뷰 도중에 아람 세계명작 시리즈 중 ‘신데렐라’를 펼치자, 풍부한 색감과 생동감있는 표정의 그림들에 ‘아이들 책도 이렇게 진화하는구나’라는 탄성이 나왔다. 이런 책을 만드는 이병수 대표의 고향은 다름아닌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 평사리가 있는 경남 하동이란다.

지난 7월 세상에 나온 아람의
지난 7월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있는, 영유아 전집 '우리 아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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