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대상 조사,
1위는 실리콘밸리, 뉴욕·런던, 베이징 순
서울, 20위 랭크
미국 '스타트업 게놈' 발표

사진은 지난해 킨텍스에서 열린 창업박람회에 출품한 한 스타트업의 부스 모습.
지난해 킨텍스에서 열린 창업박람회에 출품한 한 스타트업의 부스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종선 기자] 창업(스타트업) 생태계의 질적 측면에서 서울은 OECD 주요 도시 가운데 20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의 스타트업 정보분석업체인 ‘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이 발표한 ‘20년 기준 세계 창업 생태계의 현황’에 의하면 창업 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이나 비즈니스 환경, 사회적 시스템, 디지털화 등에서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정책과 비즈니스 환경, 사회적 시스템, 디지털화 중요

쉽게 말해 실리콘밸리는 창업하기 가장 좋고, 기업하기도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라는 얘기다. 그 뒤를 이어 역시 중소기업 창업을 하기에 적합한 도시는 뉴욕과 런던이 꼽혔고, 베이징이 바짝 그 뒤를 이어 4위, 보스턴이 5위로 평가되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은 사회주의임에도 창업 지원 등 기업정책에 있어선 그 어떤 자본주의 국가보다 앞서 있다는 점이다. 또 런던의 경우는 풍부한 자본과 집중적인 창업 투자, 신생 기업에 적합한 글로벌 인재를 적극 유치한 점 등이 평가되어 지난 2012년 8위에서 2020년 2위로 급상승했다.

서울 ‘R&D 시스템과 특허 활성화’

서울은 그나마 기술 개발과 연구, 신기술·신제품 특허 등이 비교적 활성화돼있다는 점을 평가받아 창업 생태계 순위 20위에 랭크되었다. 이는 일본 도쿄(15위)나 중국 선전 및 항저우 등과 비슷한 생태계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평가 대상이된 국가와 도시들 중에서 그나마 상위권에 랭크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상위 10위권의 도시들을 보면, 미국이 무려 14개 도시에 달해 가장 막강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실제로 미국에선 특히 IT와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수많은 창업 기업들이 매일 등장하고 있으며, 그 중엔 훗날 글로벌 기업 혹은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오늘 구글, 애플, 오라클, 시스코 등도 모두 작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케이스다.

미, 중, 캐나다, 독일, 인도, 호주 순

상위 40대 글로벌 창업 생태계를 갖춘 도시들을 보유한 국가를 살펴보면 미국, 중국, 캐나다, 독일, 인도, 호주 등 6개 국가가 2개 이상의 도시를 갖고 있다. 그 중 미국의 뒤를 이어 중국(4개 도시), 캐나다(3개 도시), 독일(2개 도시), 인도(2개 도시), 호주(2개 도시)가 뒤따르고 있다. 서울은 이번에 새로 상위권에 진입한 케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은 중국의 선전, 항저우, 일본의 도쿄와 함께 R&D 분야, 특히 기술혁신센터의 발전이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도시들의 비중이 지난 2012년 20%에서 30%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IT와 디지털 분야 창업이 가장 많아

이들 도시의 창업 기업들은 대체로 IT와 디지털 기술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첨단 제조와 로보틱스, 농업기술과 식품, 블록체인 등 딥테크(Deep Tech) 산업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딥테크 산업의 스타트업은 지난2010~11년 전체 조사 대상 중 22.8%였으나, 2017~18년 45%로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스타트업 게놈은 “이와 같은 R&D 기반의 딥테크 산업은 창업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권을 획기적인 사업 모델과 결합해 성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창업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번에 상위에 랭크된 도시들의 경우 그런 창업 생태계의 필요․충분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 생태계, ‘코로나 19’로 앞날 불투명할 수도

그럼에도 이 기관은 ‘코로나19’의 영향을 우려했다. 즉 글로벌 창업 생태계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000억 달러(360조원)에 달하는 벤처 캐피탈 투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창업기업 또는 유니콘기업에 대한 10억 달러 이상의 인수가 늘어나는 반면, 투자금 회수로 인해 타격을 입은 유니콘 기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거액 인수의 경우 지난 2018년 67개에서 2019년 84개로 급증한 반면, 코로나19 이후엔 상황이 반전해 창업기업의 3분의2는 평균 근로자의 33%를 정리 해고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그 때문에 벤처캐피탈 투자도 급감하고, 창업기업 10분의 1은 3개월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란 우려다. 그래서 “이번에 나타난 세계적인 창업 생태계를 갖춘 국가와 도시들의 앞날도 다소 불투명해지고 있어 두고 볼 일”이라는게 스타트업 게놈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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