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 임상 2상 승인이 ‘뇌관’
···12일 거래일 연속 상한가
영업익 20억원 기업이 시가총액 10조 달해

신풍제약이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신풍제약 사옥 전경
신풍제약이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신풍제약 사옥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이종선 기자] 주식시장에서 신풍제약(019170)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만 해도 지난 18일까지 12거래일 연속으로 최고의 투자수익률을 기하는 주식 초고수들이 장 초반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기록됐다. 지난 18일 고수익 투자자들은 신풍제약을 집중적으로 매수했으며,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 역시 신풍제약이었다. 하루동안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최고 투자수익률을 노린 매수와 매도가 신풍제약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신풍제약은 한때 21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19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 하루에만 2조원 이상 거래되며 연일 상한가를 찍었다. 한국거래소와 미래에셋대우 등에 따르면 이런 수치는 지난 4월 이후 지금까지 모든 상장 종목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던 지난 3월19일 이후 무려 2895%의 수익률을 올림으로써 전 종목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올해만 주가 27배, 시가총액 10조원

이는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2상 시험(IND)을 승인해준게 뇌관으로 작용했다. 아직 임상 3상까지 끝내야 하는 상황이지만, 국내에선 최초 케이스여서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로 인해 올해에만 주가가 27배 이상 치솟았고,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규모가 커지면서 최근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까지 포함되면서 외국인 자금까지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요인이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면서, 지속적으로 고수익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9월 들어서도 지난 10일 이후 주식시장에서 신풍제약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고 판 종목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고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방증이다. 특히 투자수익률 상위 1%에 해당한다는 주식 고수들이 오전장에 가장 많이 매수했다가, 장 후반에 집중 매도하는 현상이 반복되곤 했다.

‘피라맥스’ 비롯 다양한 R&D 노력 평가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영업이익이 20억원에 불과한데 시가총액이 10조원에 달한 것은 미스터리 현상”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바이오 및 제약 산업의 가치가 높아진데다, 최근 ‘피라맥스’를 비롯한 다양한 R&D(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여온 신풍제약 특유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란 지적도 있다. 특히 신풍제약이 일으킨 ‘돌풍’은 단타에만 주력하지 않는 고수익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중심으로 한 나름의 치밀한 종목 분석으로 집중 매수한 때문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지난 18일 거래액 2조 넘어, 증시 전체 1위 기록

지난 1962년 의약품 제조업체 ‘신풍제약사’로 출범한 신풍제약은 그 동안 다양한 신약과 복제약을 출시하면서 기반을 다져온 기업이다. 특히 1975년에는 전 국민적 구충제로 유명했던 ‘메벤다졸(Mebendazole)’ 원료를 합성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성가를 올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s) ‘록소프로펜 소듐(Loxoprofen Sodium)’을 개발했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항암제인 ‘독시플루리딘(Doxifluridine)’의 원료를 합성·대량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주요 항생제 합성과 대량생산에도 주력했다. 세파계 항생제 전용공장을 설립한 후 완제품을 본격 출시하고 있다. 개량신약 분야에서도 고혈압약인 ‘칸데암로정’이나, ‘에제로수정’ 등과 같이 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복약도 편리한 약품을 개발, 출시하고 있다.

특히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식약처로부터 임상2상의 승인을 받은 것은 또 하나의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영국 FTSE 지수로 편입되면서 외국인들이 지난 18일에는 하루만에 1879억원어치를 매수, 전날보다 30% 상승한 상한가를 찍어 19만8000원에 장을 마친 것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거래 대금만 무려 2조512억원에 달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4개 병원 임상 2상 ‘피라맥스’, 3상 결과도 주목

증권가에서 이같은 돌풍을 일으킨 직접적인 계기가 된 ‘피라맥스’는 국내 11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평행, 위약대조 방식으로 임상이 진행됐다. 경북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4개 병원이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에 따르면 피라맥스의 주성분 중 하나인 피로나리딘은 현재 코로나19 치료 후보약물로 권고되고 있는 클로로퀸과 화학구조가 유사하다. 더욱이 클로로퀸과는 달리 동물시험 모델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이 입증된 바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은 또 “감염세포 시험에서 피라맥스의 주성분인 피로나리딘 인산염과 알테수네이트 가 각각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억제 효과를 나타냄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두 성분을 병용할 경우 24시간 후 바이러스 역가 억제율이 99% 이상이며, 48시간까지 지속력이 향상되는 한편, 세포독성은 감소되는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의 현재 복합비(피로나리딘 인산염 대 알테수네이트 비율 3:1)에서 유의미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기대되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in vitro 억제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곧 임상을 시작해 치료효과를 입증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21일 오후 1시43분 현재 신풍제약은 19만4500원으로 18일 대비 –1.77%를 기록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오전 장에서 한때 21만9000원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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