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기부 산하기관들의 끝도없는 '복마전' 행태
[칼럼] 중기부 산하기관들의 끝도없는 '복마전'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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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희 부국장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을 고쳐매지 말고, 오이 밭에선 신발을 고쳐 신지 말라’는 의미다. 괜한 오해를 살 일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매사 주위를 살피며 ‘자중하고 근신하기’를 강조하는 고사성어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과 법정단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불미스런 일들을 보고있자면 한숨과 더불어 위의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공공성을 내포한 기관에게 ‘자중’과 ‘근신’은 필수덕목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국난급 위기를 지나고있는 가운데 국민 앞에 솔선수범해야할 공적 기관들이 공공성 내지는 공익성과 한참 동떨어진 행동이나 처신으로 잇따라 물의를 빚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공영쇼핑, 홈앤쇼핑 등등. 그야말로 서로 키재기라도 하듯 줄줄이 가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에 이들 기관에 대한 감시 감독기능을 가진 중기부에 대해서도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지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해 많게는 수백억원의 국가세금이 투입되는 공적 기관으로서, 자중과 근신은 고사하고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채 심한 경우 정신 못차리고 ‘흥청망청’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폐업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대변해야할 소상공인연합회의 배동욱 회장은 최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워크숍에 걸그룹을 초청해 술판과 춤판을 벌여 손가락질을 받았다. ‘회장직 사퇴촉구’까지 나오자 배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사과를 했으나 한번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자녀가 운영하는 화환업체에 일감 몰아주기와 보조금 전용 의혹 등이 겹치면서 권위에 큰 생채기가 났다.

비슷한 일은 경제5단체에 들어가는 중기중앙회에서도 벌어졌다. 앞서 지난 4월말 중기중앙회는 코로나19가 절정이던 엄중한 시점에 김기문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이 제주에서 부부동반 골프를 즐기고 초대가수까지 불러 음주를 곁들인 만찬을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더욱이 당시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제주방문을 자제해달라고 공개 요청한 직후여서, 이래저래 사회적 분위기와 동떨어진데다 국민정서와도 맞지않는 행보라는 지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중기중앙회는 지난 6월 조합 이사장 및 배우자 300명을 초청해 4박5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리더스포럼을 강행하려다 비난여론을 우려해 뒤늦게 취소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제주 롯데호텔에 머무르며 골프와 만찬 등을 하는 일정이 잡혀있었다. 이 행사는 초청인원을 두고도 말들이 많았다. 연례행사인 리더스포럼에는 통상 조합이사장 및 배우자 800명 정도가 초청이 되는데 올해는 그 절반도 안되는 300명으로 확 줄여 참석대상자를 김기문 회장의 측근이거나 그를 지지하는 조합이사장으로 한정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김 회장 그룹’에 끼지 못한 모 조합 이사장은 참가신청을 했다가 “마감이 됐다”는 통보를 받는 황당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김 회장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축하연으로 기획됐다는 얘기가 중앙회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당시 중앙회는 정부부처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의 상황을 호소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던 터였다. 중앙회 집행부가 앞에선 “도와달라”며 ‘우는 소리’를 하고, 뒤에선 희희낙락 골프와 만찬을 즐기는 ‘두 얼굴’의 양면성을 드러낸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중기중앙회장은 부총리급 예우를 받는 만큼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막중한 자리다. 김 회장은 이미 8년을 중앙회장을 지낸 터라 무려 12년이란 세월을 장기 집권하는 만큼 중앙회 조직을 속속들이 알다못해 ‘사조직’화에 대한 우려까지 있는 만큼 각별히 처신에 신중해야한다는게 주변인들의 뼈있는 충고다.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어떤가. 지난 26일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여경협 직원을 대상으로 폭언과 모욕 등을 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직원 A씨는 정 회장의 폭언에 1년 넘게 시달리다 최근 휴직계를 내고 정 회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직원은 정 회장의 이같은 갑질을 못견뎌 퇴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을 상대로 한 정 회장의 폭언 수위는 듣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다. “내가 남자였으면 주먹으로 다스렸다” “회장 대우를 이 따위로 밖에 안하냐” “야 XX야, 너 똑바로 해 XXX야” 등. 여경협 회장은 ‘여성’ 경제인들을 대변하는 수장으로서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리가 아니던가. 이같은 언행으로 향후 활동에 어찌 정당성을 얻을 수 있겠나 싶다.

중기중앙회와 여경협에 투입되는 정부예산을 고려할때 이들 단체에 대한 정부차원의 감시 감독 기능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기중앙회엔 올 한해 151억원이, 여경협엔 약 100억원의 정부 보조금이 각각 배정됐다.

이밖에 공영쇼핑에선 ‘복마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갖가지 문제점들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인사문제를 두고 조사를 벌인 상태다.

상황이 이런 만큼 중기부가 산하기관 관리에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지 않은지, 늦기전에 되짚어볼 시점이다. 더한 ‘폭탄’이 터지기전에 지금이라도 면밀히 파헤쳐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 공적 기관으로서 제모습을 갖출 수 있게 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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