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표이사 취임 이후 나란히 비정상적 '닮은 꼴' 인사
간부급 직원 '콕 집어' 신설부서에 몰아넣어···無직책 평사원 근무
중기유통센터, 공영쇼핑 지분 50% 보유···'한 집안 두 식구'
중진공, 중기유통센터 지분 100% 소유···중진공 부이사장 출신들 내리 대표이사 '낙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와 공영쇼핑이 비슷한 형태의 비정상적인 인사조치로 나란히 물의를 빚고 있다.

두 기관 모두 20~30년 경력의 1,2급 간부들을 직책을 주지않고 팀원으로 신설 부서에 몰아넣다시피 배치해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당 인사조치를 당한 직원들 중엔 한때는 실장급 등으로 요직을 맡았던 사람들도 있어 수십년간 일한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용도폐기’를 당한거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 기관 모두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낙하산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가 바뀐 케이스로 새 기관장 취임 이후 약속이나 한 듯이 비정상적인 형태의 ‘닮은 꼴’ 인사를 시행해 갖가지 추측을 낳고있다. 간부직원 당사자들 조차 왜 그같은 인사조치를 당했는지 납득을 못해 ‘출신지역 차별’ 내지는 ‘새 기관장의 눈밖에 났기 때문’이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중기유통센터는 지난해 1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부이사장 출신의 현 정진수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조사분석기획부를 신설해 60년대생 부장급 직원 4명을 몰아서 배치했다. 이 중 A부장의 경우 90년대초 백화점에 입사해 1998년 중기유통센터로 옮겼으며 오랜기간 한국유통학회 부회장을 지낸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30년 경력의 유통 전문가다. 2001년엔 TV 홈쇼핑 관련 박사학위도 받았다. A부장 외에 2명 또한 감사실장,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나름 요직을 거쳤다. 나머지 1명은 사측에서 공영쇼핑 이사로 내려보내려다 막혀 임금피크제를 눈앞에 둔 케이스다.

게다가 A부장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지난 5월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까지 받아 지난 6월 사측에 이의제기를 한 상태다.

A부장은 “지난 2005~2008년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10억원 정도이던 홈쇼핑사업부 매출을 3년만에 1500억원으로 올려놓았고 전문 노하우를 회사업무에 반영하는 것 외에 대외활동을 통해 회사의 대외적 가치를 높이는데 이바지했다”며 “한마디로 징계받을 이유가 없다. 부당하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사측이 이의제기를 수용하지 않으면 노동부에 신고하고 노동위원회에도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부장은 올초 조사분석기획부에서 혼자만 다른 부서로 발령받아 실장(차장급), 팀장(과장급) 아래 평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부서의 평사원은 A부장을 제외하곤 모두 입사한지 얼마안된 신입사원들이어서 수십년 경력의 간부급 직원이 보직없이 신입사원들과 같은 일을 하고있는 셈이다.

현 정진수 대표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전문대를 졸업하고 중진공에 입사해 30년간 근무하다 부이사장을 거쳐 중기유통센터 대표로 온 입지전적인 인물로 불린다. 중기유통센터는 현 정진수 대표를 포함해 전임 임득문, 홍용술 대표 모두 중진공 부이사장 출신으로 중진공에서 내리 낙하산 인사가 내려온 보기드문 케이스다.

이같은 편파적인 인사가 가능한 배경에는 중진공이 중기유통센터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데 있다. 형식적으론 공모절차를 거치긴 하나 정권 입김이 작용한 내정인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 정진수 대표 선임과정에서 경합을 겨룬 인물은 연세대 부총장을 지낸 오세조 교수(경영학과)로 마케팅·유통 전문가로서 유통학회장을 지내는 등 전문성에 있어 훨씬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통업계 안팎에선 이에 대해 말들이 많다. 유통 분야는 특수한 복잡성을 띠는데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전문가가 와야한다는 지적이다. 정책금융을 집행하는 중진공 출신이 “유통 분야를 얼마나 알겠느냐”는 게 업계를 잘아는 사람들의 얘기다. 그래서인지 중진공 출신의 전임 대표 두 사람 모두 3년 임기를 못채우고 떠났다. 홍용술 전 대표는 1년6개월만에, 임득문 전 대표는 2018년 7월 임기만료 1년을 남겨두고 스스로 물러났다. 홍 전 대표는 중기유통센터가 지분의 50%를 보유한 공영쇼핑에 조카를 불법 취업시킨 사실이 드러나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하차했다.

비전문가이기는 대표이사 외에 감사 또한 마찬가지다. 현 K 감사는 유통과는 전혀 관계없는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

인사문제 외에도 중기유통센터는 노조와의 합의사항을 깨고 성과급제를 강행해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2017년 노사합의를 통해 호봉제로 전환했는데 1,2급에 한해 동의없이 성과급제를 다시 도입한 것. 이에 노조에서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공식 공문을 두차례에 걸쳐 사측에 제출했으나 묵묵부답인 상태다.

이같이 어느모로 보나 비정상적인 인사조치는 중기유통센터가 대주주인 공영쇼핑에서도 똑같이 빚어졌다. 공영쇼핑 또한 현 최창희 대표 취임 이후인 지난해 4월 상품개발추진단이란 신설 부서를 만들어 업무경력 10~20년된 중진 간부급 직원 10명을 한데 배치했다.

공영쇼핑은 사측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기존 노조와 별도로 간부들이 제2노조를 결성하고 있는데 간부노조원 5명과, 전직 실장 3명, 팀장 2명 등이 이같은 인사조치를 당했다. 이들은 올초 다시 상품본부로 발령이 나 현재까지 직책이 없이 근무하고 있다.

공영쇼핑 노조 관계자는 “상품관리 및 개발을 경력있는 선배들이 맡아달라는게 당시 사측의 인사발령 사유였다”며 “현재는 아무런 직책없이 수개월째 팀별 발령을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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